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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서 하는 일/나무칼럼-용인시민신문95

기어이 벽을 오르는 담쟁이덩굴 기어이 벽을 오르는 담쟁이덩굴 2015. 12. 14 겨울이 되면 유난히 시선을 잡는 게 있다. 누가 그렸을까? 담벼락에 그려놓은 낙서치고는 너무나 수준 높은 그림이다. 멀리 굽이치는 산줄기에 기암절벽이 있고,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와 휘돌아나가는 강이 흐르고, 넓게 펼쳐지는 들판도 있다. 담을 뒤덮었던 잎들이 다 떨어지자 선명하게 드러나는 담쟁이덩굴 줄기들이 기어간 역사가 그림이 됐다.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담쟁이덩굴이 빚어낸 담벼락 그림. 상상의 세계에 따라 다른 그림이 펼쳐지는 숨은 그림 찾기와 같은 담쟁이덩굴.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과 담벼락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무엇이 보이는지 이야기를 해 보았다. “저기 티라노사우루스가 보여요” “어! 트리케라톱스가 풀을 먹고 있어요” 순식간에 담.. 2016. 1. 23.
반짝이는 투명 갑옷을 입은 칠엽수 반짝이는 투명 갑옷을 입은 칠엽수 기사승인 2016.01.19 겨울이 돼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을 때 비로소 나무 살갗이 보인다. 그동안 싱그런 잎, 화려한 꽃, 앙증맞은 열매에 시선을 빼앗겨 보지 못했던 나무 껍질과 줄기와 수형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다. .. 2016. 1. 23.
곁에 두어 지키고 싶은 산사나무 이맘 때 산을 오르다 만나는 반가운 열매. 어떤 이가 ‘붉은 태양이 조각조각 나뉘어 나무에 매달렸구나’ 라고 찬미했던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단 산사나무를 만나면 왜 그리 반갑던지. 앙증맞은 열매에 절로 손이 가고, 따 한입 베어 물면 새콤달콤 밀려오는 맛과 향이 사막에서.. 2015. 12. 8.
향나무, 너처럼 향기품은 사람이고 싶다 2015년 09월 21일 (월) 얼마 전 가수 개리와 정인이 부른 ‘사람냄새’라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자주 울려 퍼지곤 했다. 사람냄새가 나 이 복잡한 세상 사람냄새가 나서 네가 너무 좋아져… 복잡한 세상에서 사람냄새가 나서 좋다는 연인의 고백이 담긴 노래이다. 냄새가 나지 않는 사.. 2015. 12. 8.
쥐똥나무 쥐똥나무, 어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나무 이름에 ‘똥’ 자가 들어간 것도 우스운데 더구나 쥐라니. 다행히 어린 시절 쥐똥을 본 적이 있는 필자는 이 나무에서 쥐똥스러운 것을 찾아보려했다. 처음 쥐똥나무를 본 것은 뜨거운 한낮의 여름 도심지 길가에 가로수인지 화단인.. 2015. 12. 8.
이름을 불러주세요 “아아 그 아그배나무” 이름을 불러주세요 “아아 그 아그배나무” 2015년 11월 09일 (월) 요즘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을 지나다가 빨갛게 또는 노랗게 동글동글 열매를 주렁주렁 정말 많이도 달고 있는 나무를 보게 된다면 가까이 가서 확인하자. 배꼽이 있는지 없는지. 여기서 ‘배꼽’이라 함은 열매 아.. 2015. 12. 8.
백일의 깨달음! 배롱나무 꽃들은 자기들이 품고 있는 시계에 따라 꽃봉오리를 부풀렸다가 살포시 피어 자신과 닮은 생명의 씨앗을 품은 열매를 만들고는 장렬히 사라져간다. 그 존엄한 생명 작업시간은 꽃들마다 다르다. 어떤 꽃은 두세 시간이라는 찰라일 수도 있고, 또 어떤 꽃은 해의 흐름에 따라 아침.. 2015. 9. 8.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특정한 노래를 하거나 소리를 외치는 경우가 많다. ‘가위바위보’를 비롯해 모래집을 만들며 부르는 ‘두껍아 두껍아’, 고무줄을 하면서 부르는 ‘금강산 찾아가자’, ‘월남마차 타고 가는’ 등, 교과서에 나오는 동요들도 있지만 할머니로부터 어머.. 2015. 8. 28.
낮에 봐도 밤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꽃이 피었다 		 나무를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꽃이다. 쭉 뻗은 가지와 초록 잎을 달았을 땐 다 비슷비슷해 보이다가 형형색색 꽃이 피면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알아본다. ‘아~ 너였구나’ 하며. 봄꽃나무의 출석 부르기가 끝나고 쑥쑥 자라.. 2015.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