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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서 하는 일/나무칼럼-용인시민신문95

바위산 꼭대기에서 만난 팥배나무 승인 2016.11.28 16:49 처음 팥배나무를 본 것은 숲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찾은 서울의 북한산 자락에서다. 익숙한 ‘팥’과 ‘배’가 모여 이룬 팥배나무란 이름에 웃음이 나왔지만 처음 본 나뭇잎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달걀과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잎이었는데 사실 그 정도 크기.. 2016. 12. 7.
가을엔 붉어야 제 맛! 붉나무 승인 2016.10.24 10:10 필자가 사람들에게 나무 이름을 알려줄 때 발음에 신경을 쓰게 되는 나무가 있다. 둥둥둥둥 치는 북도 아니고 영어로 책을 이야기하는 북(book)도 아니라는 우스개 소리를 하며 나무 이름을 각인시켜준다. 왠지 ‘부울’ 하고 발음하다가 끝에 ‘ㄱ’받침이 들어가게 혀.. 2016. 12. 7.
달나라에 살지 않아도 달달한 ‘계수나무’ 승인 2016.10.17 14:13 아이들이 모여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른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얘들아, 계수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아니?” “달나라에 사는 나무요.” 그렇다. 우리나라엔 옛날부터 달나라에 계수나무가 살고 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렇듯 계수나무는 설화속의 나무인데, 윤극영이 만든 ‘반달’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요 덕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 국민이 다 아는 나무이름이 됐다. 그런데 달나라에 살고 있는 계수나무를 지구에서 찾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의 집요한 추리력으로 그 상상속의 나무를 현존하는 나무의 단서를 가지고 유추해낸다. 그렇게 나온 결과 두 종류의 나무로 압축됐다. 중국원산의 ‘목서’와 일본원산.. 2016. 12. 7.
작살나무, 열매가 이리 매혹적일 수 있을까! 승인 2016.09.26 추석이 지나니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하늘은 맑고 투명하다. 더위에 지친 산과 들이 잠시 숨고르기를 하듯 초록의 향연이 조금씩 빛을 가라앉힌다. 유난히 더워 가지 않을 것 같던 여름도 자연의 순리 앞에 무릎을 꿇는다. 가을이 왔다. 초록빛을 내.. 2016. 12. 6.
따가운 햇살 속에 빛나는 별 수레나물, 사위질빵 2016.08.29 꽃집에 가면 유독 눈을 끄는 꽃이 있다. 화분에서 올라온 둥글게 짠 철사 틀에 기대어 자라는 덩굴식물인데 색깔도 흰색, 분홍색, 자주색, 보라색으로 손바닥만큼 크게 피는 꽃이 여간 화려하지 않다. 꽃집에서는 클레마티스라고 알려준다. 그러나 클레마티스는 이러한 식물을 총.. 2016. 9. 13.
열 내리는 칡 2016.08.08 어른들과 숲을 다니다 보면 꼭 질문을 받는다. “어디에 좋아요?”, “항암효과가 있다는데 정말인가요?” 전문 한의사나 약초를 전공한 학자가 아니기에 식물의 약효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잘못된 정보나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전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 2016. 9. 13.
달콤한 방귀 뀌는 뽕나무 2016.06.20 09:47 어린 시절 친구들과 불렀던 재밌는 노래가 떠오른다. “뽕나무가 뽕 하고 방귀를 뀌니 / 대나무가 댓끼 놈 야단을 치네 / 참나무가 점잖게 하는 말 참 아 라” 아이들이 ‘방귀’라는 단어만 나와도 까르르 웃는 데 방귀소리를 표현할 때 쓰는 의성어 ‘뽀옹! 뽕!’이 나무 이.. 2016. 9. 13.
겨우 살아갈 지라도 겨울엔 내가 주인공! 겨우살이 2016.02.22 11:21 분명 앙상한 가지만이 남아 있을 거라 예상했던 겨울 나무에 초록 잎들이 마치 새 둥지처럼 무성하게 모여 있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 너무 놀라웠다. 나중에 그것이 다른 나무에 달려 기생이라는 삶의 방식을 선택한 겨우살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더구나 겨우살이가 나무.. 2016. 9. 13.
단풍나무도 꽃이 핍니다 “단풍나무에 꽃이 폈네요” “네?” “단풍나무가 꽃이 있어요?”사람들과 이맘때 쯤 단풍나무 앞을 지나며 나누는 대화입니다. 식물이라면 당연히 씨앗을 퍼뜨리기 위한 생식기관이 있을 테고 그 대표적인 기관이 꽃입니다. 그런데 그 당연한 꽃이 있으리라 생각되지 않는 대표적인 .. 2016.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