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서 하는 일202 희망을 전하는 활짝 핀 이팝나무 입력 2017.05.15 16:27 가로수에도 유행이 있다면 지금 최고의 유행 아이템은 단연 이팝나무다. 얼마 전 용인시민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더라도 처인구 마평동과 양지면 사이 42번 국도의 대표적 가로수인 플라타너스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이팝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또한 새로 조성되는 공원이나 학교 숲에도 빠지지 않고 이팝나무가 심어지고 있다. 봄이면 벚꽃처럼 화려한 꽃을 자랑하고 여름이면 푸른 잎이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열매가 버찌나 은행처럼 지저분하게 떨어지지도 않고 콩 모양의 작은 열매들이 겨울까지 달려 있다가 깔끔하게 떨어진다. 또한 플라타너스처럼 크고 많은 낙엽이 떨어지지도 않아 청소 및 관리하기에도 편리하다. 현재로선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는 가로수가 아닐까 싶다. 요즘 들어 가로수나 .. 2021. 7. 14. 진한 사랑의 나무 ‘박태기나무’ 입력 2017.04.24 09:37 우리 조상들은 참 배가 고팠나보다. 오죽하면 나무에 핀 꽃을 보며 ‘아! 저게 맛있는 밥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을까. 그래서 그 바람을 담아 나무의 이름을 밥과 관련해서 지었다. 하얀 쌀밥을 닮았다해서 쌀밥 즉 이밥에서 온 이팝나무, 좁쌀처럼 작은 밥이라 해서 조밥 즉 조팝나무, 밥알 모양과 비슷한 꽃이 핀다 해서 밥티기, 밥풀때기 하다가 부른 박태기나무가 있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는 마당이 있는 집들이 많은데 열에 여덟은 요즘 붉은 자주색 꽃봉오리가 강렬한 박태기나무가 한창이다. 시골 어르신들의 조경에도 유행이 있는지 눈에 띄는 예쁜 나무는 어느 집 담장 안에나 꼭 있기 마련이다. 박태기나무는 밥티나무라고도 부르는데 북쪽지방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 같다 해서 .. 2021. 7. 14. 태양이 주는 생명에너지 & 엄마가 알을 낳았대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는 할 게 없어서 집에 있는 책을 표지가 뜯어지도록 읽더니만 이제는 일하는 데 필요하거나, 꼭 필요해야만 읽는 습관이 생겨버려,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편식이 심하죠. 그러면서도 책꽂이에 있는 책을 보며 숙제처럼 읽어야한다는 강박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이제는 조금씩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다 읽지 못해도 된다, 읽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을 읽자!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고, 또 요즘 신간들을 통 읽지를 않아 무슨 책 얘기를 해야할까 고민도 하느라 선뜻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오늘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잠시 짬이 생겼고, 더이상 미루다간 너무 눈치보여 그동안 내 인생책이었던 책 중에 두권을 소개합니.. 2021. 7. 13. 하얀 목련은 다시 피어나고 입력 2017.04.10 10:06 누구에게나 인생의 노래가 하나쯤은 있다. 기분이 울적할 때면 생각나고, 깊은 밤 고요함 속에 생각나고, 누구를 떠올리면 그 노래가 생각난다. 아는 우 모씨(굳이 이렇게 밝혀 달라 했기에)는 봄이 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는데 군대에서 처음 들었다고 한다.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하며 남과 북의 긴장상태 속에서도 풀숲에 누워 하늘을 바라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청년 시절 대북방송을 통해 흘러나온 노래가 양희은의 ‘하얀 목련’이었다. 노래를 듣는 순간 그 왠지 모를 쓸쓸함에 가슴이 미어졌고, 그것이 봄이 오면 생각나는 인생의 노래가 됐다. 올해도 봄은 찾아왔고 봄꽃들은 하나둘씩 피어나고 있다. 목련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이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봄이 오면 잎보다 .. 2021. 7. 13. 알싸한 향기로 기억되는 노란 꽃나무, 생강나무 입력 2017.03.27 11:27 나무이야기 원고를 쓸 때가 다가오면 이번엔 어떤 나무에 대해 써보지? 요즘 어떤 나무가 핫한가 생각해본다.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분명히 느끼고 있는 요즘, 가장 핫한 나무는 생강나무이다. 아직 이 나무를 다뤄보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당연히 벌써 썼겠지' 하며 의심해 볼 만큼 이맘때가 되면 당연히 떠오르는 나무이다.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는 대표적 우리나무 생강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봄에 피는 대표적인 노란 나무꽃을 이야기한다면 바로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와 개나리일 것이다. 생강나무에 비해 산수유나무가 더 유명하다보니 숲에서 만난 생강나무를 보고도 산수유나무라 부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산수유는 열매를 약으로.. 2021. 7. 13. 열매만 예쁜 줄 알았더니 다재다능하네, 굴피나무 입력 2017.03.06 09:54 겨울 숲에 가면 다른 계절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원래 있었던 것인데 화려한 꽃과 무성한 잎에 가려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들이 다 사라진 이제야 얼굴을 내밀며 ‘나 여기 있소’ 한다. 특히 굴피나무 열매가 그렇다. 여름부터 생겨 색깔만 변했을 뿐, 모양 그대로 가을을 넘기고 겨울이 돼서야 줄기에 홀로 오롯이 남아 아는 척을 한다. 굴피나무를 처음 본 것은 문수산(처인구 원삼면)이다. 정확히 하자면 나무가 아니라 바닥에 떨어져있던 열매와의 만남으로. 처음 봤을 때부터 완전히 매료됐다. 솔방울처럼 딱딱한 목질로 이뤄져있는데 정면으로 바라보면 타원의 길쭉함이 가운데를 향해 마치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러스트같은 것이 한 송이 꽃을 보듯 수학적으로 또, 조.. 2021. 7. 13. 물을 좋아하는 단단한 나무, ‘물박달나무’ 입력 2017.02.22 10:05 나무를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이나 열매를 본다. 다른 나무와 구별 하기에 가장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박달나무만은 다르다. 이 나무를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무껍질을 보는 것이다. 굳이 고갤 들어 올려다보거나 나뭇잎 속에 숨어있는 꽃이나 열매를 찾아 숨바꼭질 할 필요 없이 편하게 눈높이의 나무줄기만 봐도 안다.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 청소시간에 허릴 굽혀 빗자루질을 할 적에 친구들 발만 봐도 누구인지 알아맞힐 수 있었다. 그런 필자를 친구들은 신기하다 말하며 함께 알아맞히기 놀이를 했는데 이 나무는 그런 느낌이다. 마치 나무줄기만 보이며 “내가 누구일까 알아맞혀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너무 쉽다. 물박달나무의 줄기는 껍질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다.. 2021. 7. 10. 찬란하고 쓸쓸한 나무, ‘버즘나무’ 입력 2017.02.09 09:39 초등학교 시절, 학교와 집까지 어린 아이 걸음으로 족히 한 시간은 되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바쁜 아침엔 버스를 타고 갔고 한가하고 뭔가 재밌는 꺼리를 찾는 오후 시간엔 걸어서 집에 오곤 했다. 학교와 집은 도심 한 가운데 있었기에 집에 가는 길은 심심하지 않았다. 형형색색으로 모양과 크기도 다양한 글자가 써 있는 간판 읽는 재미에 푹 빠져 그 길이 멀어 보이지 않았다. 행여나 간판이 바뀌거나 하면 ‘틀린 그림 찾기’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았다. 간판 읽기가 지루해질 때쯤이면 고개를 돌렸다. 간판은 가는 길 오른쪽에 있고, 왼쪽엔 플라타너스가 있었다. 끝도 없이 죽 이어진 플라타너스나무는 거대한 거인들이 마치 어린아이를 내려다보며 지켜주는 듯.. 2021. 7. 10. 열매를 보고 알았네 ‘노박덩굴’ 입력 2017.01.18 11:34 노박덩굴을 처음 알게 된 건 겨울이었다. 집 근처 작은 산이 시작되는 언덕 아래 나무들 사이에서 주렁주렁 매달린 빨갛게 생긴 작은 열매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노란 껍질이 벌어져있고 그 안에 빨간 알맹이가 들어 있었다. 노랑과 빨강의 조합은 꽃이 아니더라도 눈에 띄는 색이다. 기다란 줄기에 잎도 하나 없이 열매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은 마치 인위적으로 만든 조화 같았다. 한줄기 꺾어 집에 가져다 놓고 싶은 충동이 일만큼 깜찍하고 예뻤다. 노박덩굴은 우리나라 중남부지방 나지막한 산지에서 아주 흔하게 자라는 덩굴나무다. 이웃 나무를 감아 올라가거나 바위에 기대어 길이 10m 정도까지 뻗어 나간다. 햇빛을 좋아하기에 큰 나무들이 차지한 숲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않.. 2021. 7. 10.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