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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서 하는 일/생태칼럼-용인시민신문46

크기별로 대·중·소? 백로 식구들 입력 2021.07.27 11:10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자가 살고 있는 처인구 원삼면은 백로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성지와 같은 곳이었다. ‘우리 용인에도 이렇게 큰 백로 서식지가 있다니’ 하며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 탄성을 질렀던 때가 있었다. 잣나무 수십여 그루에 한 그루당 대여섯 채의 둥지가 마치 아파트마냥 위 아래로 자리 잡고 있었다. 커다란 백로 둥지 마을이었다. 당연히 필자도 때 되면 찾아가 사람들과 함께 백로 둥지를 구경하고, 알에서 깨어 뽀얀 솜털 날리는 어린 백로 새끼들을 바라보는 황홀한 경험을 했다. 가끔 황로도 섞여있어 백로와 황로에 대해 구별도 하며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갑자기 단 한 마리도 그곳에 둥지를 틀지 않았다. 정말 갑작스럽게 모두 사라.. 2021. 7. 27.
고향 벚나무와 느티나무의 추억 입력 2014.12.22 11:43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고향 이야기는 항상 즐거운 이야기만 있지 않다. 부모 형제에 관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두근두근 첫사랑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고향 이야기는 마치 안개 가득한 호숫가를 건너오는 것처럼 촉촉하고 정겨운 기억으로 온다. 남사면 완장리 800년 된 노거수 아래에서 시작된 식물수다는 끝이 없는 기차를 타듯 끊임없이 고향이야기를 쏟아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스위치백이 있던 곳 강원도 삼척의 도계이야기로 넘어갔다. 도계는 일제시대부터 광산촌으로 개발된 곳이다. 그 덕에 산업문명의 혜택을 아주 일찍 보게 된 마을이었다. 요즘에야 흔하게 보이지만 1970년대 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나무에 전깃불을 밝혀놓았다. 봄이면 광산.. 2021. 7. 10.
800년 된 노거수 그늘 아래서의 수다 입력 2014.12.08 11:45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식물에 관한 편안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자 시작된 식물수다. 이번엔 고향의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용인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는 느티나무가 있는 남사면 완장리에 모였다. 마을 지형이 말 안장처럼 생겼다 해서 안장이, 안쟁이라는 마을 이름이 붙었다가 시간의 변화 속에 지금은 완장리라고 부르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묵묵히 지켜보며 마을 사람들과 서로 기대어 살고 있는 완장리 느티나무는 마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 노릇을 하며 아직도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령이 800년 정도 된다는 어르신 느티나무와 그보다 좀 더 젊은 300년 된 느티.. 2021. 7. 10.
고구마로 만난 맛난 수다 입력 2014.10.13 10:44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 들) 식물에 관한 편안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자 시작된 식물수다. 그 첫날은 먹을거리와 관련된 식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 요즘 한창 밭에서 쏘옥 얼굴을 내밀며 땅위로 올라온 고구마에 대한 이야기로 맛있는 수다를 이어갔다. 어릴 적 고향에선 고구마를 아주 많이 심었다며 이야기의 물꼬를 턴 분이 있었다. 고구마를 캐기 전 고구마순을 먼저 잘라 먹게 되는데, 너무 많이 먹어 보기 싫을 만큼 질리게 먹고 남아 버리던 그 고구마순이 이젠 당뇨에 좋다고 일부러 찾게 되었단다. 가치가 없다 여겨지던 것들이 이제 가치가 느껴지더라며 시대의 변화를 고구마에서 찾게 되었다나. 또 어떤 분은 새댁이 되어 처음 시골에.. 2021. 7. 10.
먹는 것과 관련된 식물수다 입력 2014.09.22 10:55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식물에 관한 편안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을 더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자 시작한 식물수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먹을거리와 관련된 식물 이야기를 나눴다. 고향이 여기저기인 사람들이 모여 수다를 떨다보니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았다. ‘곰밤부리’라고 들어봤는가? 고창 선운사 입구 동네가 고향이신 분이 있었다. 예쁨을 예약하고 태어난 듯한 5남4녀 중 막내딸이다. 들로 산으로 친구 화순과 옥자와 함께 놀러 다녔다. 옥자는 선수다. 어쩜 나물을 그리도 잘 캐던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옥자 광주리에는 항상 나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곰밤부리는 그때 뜯어오던 나물 중에 하나다. 된장양념에 무쳐먹기도 하고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2021. 7. 10.
우리 주변의 풀과 나무에 대한수다한판을 벌이며 2014년 9월 처음 용인시민신문에서 생태칼럼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번갈아 쓰기로 했다. 글재주가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에 대뜸 하기로 해놓고는 걱정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하다가 힘들거나 나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게 되면 그땐 그만둔다 해야지~~' 마음을 먹고 시작한 게 벌써 7년이 되었다. 그 사이 같이 글을 쓰던 동료들은 바뀌었고, 식물수다에서 나무이야기로, 그리고 지금은 자연산책이란 이름으로 연재코너의 이름도 바뀌었다. 다시 그 처음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초심을 생각해보자. 우리 주변의 풀과 나무에 대한수다한판을 벌이며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우리 주변 풀과 나무에 대한 수다 한판을 벌이려 한다. .. 2021. 7. 10.
결명자 차 한잔을 마시며 글을 쓰면서 여러 가지 차를 마실 수 있지만 오늘은 결명자다. 글을 쓰는 것처럼 집중해야 하는 작업을 할 때 따듯한 차 한 잔은 집중 효과를 배로 만들어준다. 평소 결명자는 여름에 주로 끓여먹었던 차였다. 결명자차를 큰 주전자에 끓여놓으면 다른 차들보다 유독 쉽게 상하지 않는다. 이가 시리는 냉장고의 차가운 물을 딱히 좋아하지 않기에 여름에도 물처럼 마실 차를 끓여놓아도 냉장고에 쉬이 들여놓지 않고 상온에 놓는다. 그러다 보니 어제 끓인 차임에도 상해서 못 마시게 돼 아깝게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유독 결명자는 다른 차에 비해 쉽게 상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여름에 주로 끓여먹곤 했다. 아직 겨울임에도 결명자차가 생각나는 건 머지않아 봄과 함께 찾아올 귀여운 설렘 때문이다. 아는 지인이 남해안 작은 .. 2021. 7. 10.
자연에게 얻어먹는 지속가능한 텃밭 봄엔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다. 뾰족이 새싹이 내미는 것을 봤는데 뒤돌아 잠시 딴 짓하다 다시 돌아보니 어느새 잎이 나와 있다. 또 하루가 지나면 어느새 키를 키워 한 뼘 넘게 자라있다. 봄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새 무르익어 버린다. 얼마 전 개망초와 망초의 잎들을 뜯어 나물을 무쳐먹었는데,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하고 마당 텃밭에 나갔다. 나같이 할 일없이 바쁘고 게으른 사람은 현관을 나가 마당에 바로 텃밭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매일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돌아볼 수 있는 짬을 낼 수 있다. 차를 타고 나가는 주말농장은 여간 부지런하고 마음씀씀이가 깊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에겐 마당텃밭이 제격이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마당을 둘러보니 어느새 많은 .. 2021. 7. 10.
잎이 만들어내는 고마운 기적 ‘광합성’ 어쩌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과학교과서를 보게 되었다. ‘식물의 구조와 기능’이라는 단원이었는데, 하는 일이 이쪽이다 보니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해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중 ‘식물의 잎이 하는 일’이라는 주제로 식물 잎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에 대해 나오는 단원이었다. 필자가 배울 때는 요오드-요오드화 칼륨이라는 이름으로 배웠던 용액이 이제는 아이오딘-아이오딘화 칼륨이라는 용액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 생소했다. 그 아이오딘- 아이오딘화 칼륨이라는 용액을 빛을 받은 나뭇잎에 떨어뜨려 녹말이라는 양분을 만들어냈는지 알아보는 실험으로, 이를 통해 빛을 받은 잎에서 광합성을 해 양분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광합성을 하기 위해선 물과 이산화탄소, 빛이 필요하다는 딱 그 정도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때.. 2021.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