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서 하는 일202 약재로 활용하는 '두충나무' 입력 2019.09.11 08:31 두충나무는 도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공원이나 관공서의 정원에서 두충나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 외곽으로 나와 시골로 들어서면 마을 근처나 마을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언저리에 키 큰 나무가 무리지어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워낙 다용도로 쓰이는 약재로 사랑받고 있기에 사람들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가 너무 크기에 집안에 들이지는 않는다. 두충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식물분류학적으로 1속 1종의 중국 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약 2000년 전부터 약재로, 차로 사람들이 건강식품이라 생각해왔던 식물이다. 주로 나무껍질을 이용하는데, 때론 뿌리의 껍질을 이용하기도 하고 잎과 열매.. 2021. 7. 27. 호랑나비 품은 ‘산초나무’ 입력 2019.09.06 10:38 결혼 후 신혼살림을 용인에서 시작했지만 곧 직장을 따라 타지로 나가 살다가 다시 용인으로 돌아와 살게 된 처인구 백암면 마당 있는 집. 우릴 환영이라도 하는 듯 선물이 어디선가에서 날아왔다.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 제비처럼 아마 어느 새가 전해주었으리라. 작은 씨앗에서 싹을 틔운 후 쑥쑥 자라 곧 작은 잎들이 줄줄이 마주 달렸고 가시가 돋았다. 정체를 보니 독특한 향이 나는 산초나무였다. 이듬해 1미터 넘게 자랐고 삼년 째 되니 필자 키에 조금 못 미치는 크기가 됐다. 아무리 나무라지만 이렇게 쑥쑥 자라는 모습이 마냥 대견하고 신기했다. 그러자 자연으로부터 선물이 또 배달됐다. 노랗고 동글동글한 좁쌀보다 작은 알이 잎에 붙어 있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산초나무.. 2021. 7. 27. 크기별로 대·중·소? 백로 식구들 입력 2021.07.27 11:10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자가 살고 있는 처인구 원삼면은 백로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성지와 같은 곳이었다. ‘우리 용인에도 이렇게 큰 백로 서식지가 있다니’ 하며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 탄성을 질렀던 때가 있었다. 잣나무 수십여 그루에 한 그루당 대여섯 채의 둥지가 마치 아파트마냥 위 아래로 자리 잡고 있었다. 커다란 백로 둥지 마을이었다. 당연히 필자도 때 되면 찾아가 사람들과 함께 백로 둥지를 구경하고, 알에서 깨어 뽀얀 솜털 날리는 어린 백로 새끼들을 바라보는 황홀한 경험을 했다. 가끔 황로도 섞여있어 백로와 황로에 대해 구별도 하며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갑자기 단 한 마리도 그곳에 둥지를 틀지 않았다. 정말 갑작스럽게 모두 사라.. 2021. 7. 27. 큰 느티나무도 이 작은 열매에서 시작됐다 입력 2019.07.24 10:33 눈을 감고 ‘느티나무를 생각해보세요’ 라고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을 공터에 있는 커다랗게 가지를 벌리고 있는 느티나무를 떠올릴 것이다. 백 년, 이백 년 살아오며 아름드리나무가 돼 마을 사람들을 모두 품어줄 그늘을 만들어 주는 마을 쉼터를 역할을 하는 나무이다. 뜨거운 여름이면 그늘에 모여 앉아 할아버지들은 내기 장기를 두셨고, 할머니들은 부채질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셨다. 학교 운동장에도 꼭 느티나무가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아이들은 고무줄을 하며 놀았고, 운동장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그어가며 사방치기나 땅따먹기를 하며 놀았다. 이런 너무 오래전 얘기인가? 용인사람이라면 이런 걸 떠올릴 수도 있다. 용인엔 작은 도서관이 많은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도서관 .. 2021. 7. 26. 모감주나무, 평양에서도 꽃이 피었을까 입력 2019.07.08 13:26 장마철이라 얘기하는 요즘 한창 노란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다. 영어 이름도 ‘Gold rain tree’ 황금비 나무이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노란 꽃잎들이 함께 흩날리며 떨어지니 황금비가 내리는 듯해 그런 이름이 붙었으리라. 상상만해도 황홀하다. 다른 계절에 피면 좋으련만 꼭 장마철 즈음에 피어 예쁜 꽃을 얼마 보지도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나무가 야속하다. 장마철만 되면 생각나던 그 나무가 이제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더 큰 의미로 다가온 모감주나무다. 작년 9월 우리나라엔 큰 변화가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영빈관인 백화원 앞 정원에 기념식수를 했는데 그게 바로 모감주나무였다. 식수를 하며 “나무말이 번영인데.. 2021. 7. 26. 꽃보다 열매, 매실나무 입력 2019.06.25 17:20 글을 쓰기 위해 책상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 바로 멈춘다. 이렇게 이름이 헷갈릴 수도 있을까? 매실나무? 매화나무? 뭐가 맞을까?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니 의견이 분분하다. 학계나 농업 관련 기관에서는 매실나무가 많았고, 정서적이거나 문화적 성향을 띠는 기관에서는 매화나무가 많았다. 두 이름을 다 쓰는 경우도 많았다. 꽃인 매화와 열매인 매실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엔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막상막하다. 필자는 국립수목원과 국립생물자원관의 의견에 따라 매실나무라고 우선 부르겠다. 올 봄엔 용인보다 더 앞서서 매화를 보겠다고 섬진강변으로 달려갔다. 산과 들에 온통 하얀 매화가 잔뜩 피어 있었다. 또 토종 홍매화를 보겠다고 순천의 금둔사까지 찾아갔다. 그렇게 매화여행.. 2021. 7. 25. 노랑과 빨강의 스펙트럼, 병꽃나무 입력 2019.05.27 13:16 이맘때 계곡에 가면 꼭 만나는 나무 꽃이 하나 있다. 노란색도 아니고 분홍색도 아닌 애매한 색을 가진 꽃이다. 마치 우리 악기 중에 입으로 불었던 긴 나발처럼 꽃부리가 길게 뻗어있는 모양의 꽃이다. 이미 나팔꽃이란 이름을 가진 꽃이 어엿하게 있으므로 이 꽃에는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그런데 좀 지나니 꽃이 지고 열매가 생겼다. 물병인지 술병인지 보는 사람 좋을 대로 상상하며 볼 수 있는 영락없는 병 모양이다.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긴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음료수병처럼 생겼다. 병이 달리는 꽃나무라 병꽃나무라 했을까. 한편으론 꽃 모양을 보며 주둥아리가 넓은 병처럼, 아니면 꽃을 뒤집어 세워 놓고 아래가 넓고 점점 좁아지는 병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병꽃나.. 2021. 7. 25. 이슬이 달리는 예쁜 우리나무 ‘이스라지’ 입력 2019.05.15 09:41 그날도 아이들과 함께 숲에 갔다. 같이 갔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버들피리를 만들어주며 흥겨운 시간을 갖고 있었다. 필자는 그런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흐뭇한 기분에 젖어들고 있었는데, 그때 사각의 핸드폰 액정 안에 엉뚱한 나무가 들어왔다. 벚꽃처럼 생긴 꽃이 한창 피어있었다. 그런데 벚나무치곤 키가 많이 작았다. 저렇게 작은 벚나무가 많은 꽃을 피워내다니 대견하구나! 어느덧 예쁜 꽃에 홀려 가까이 가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어딘가 모르게 꽃이 낯설었다. 벚꽃과 닮았으나 어색했다. 더구나 이미 다른 벚나무들은 꽃이 다 떨어지고, 오히려 열매가 얼핏 달리고 있는 시기였다. 누굴까 이 나무는?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했다. 결국 지인 찬스를 써가며 알아낸 그 나무는 ‘이.. 2021. 7. 25. 골담초, 노랑 나비로 피다 입력 2019.05.01 09:43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농사일을 하며 살아오다 보니 나이가 들면 무릎과 허리가 많이 아팠을 거다. 그래서 그런 관절과 뼈에 좋은 약초에 일찍부터 관심이 생기고 곁에 두고 싶어 했다. 봄마다 나무 수액을 받아 ‘골리수’라 부르며 먹었던 고로쇠나무, ‘접골목’이라는 이름의 딱총나무와 덧나무 등이 그것들이다. 또한 여기 이름부터 심상치않은 ‘골담초’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다. 골담초는 아주 옛날 중국에서 들어온 꽃나무라고 전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무리지어 숲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이 발견돼 자체적으로 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이름에 충실해서 뼈와 관계되는 약재로 많이 쓰인다. 피는 꽃이 노란색이라 금작목, 금작화, 금계인, 또 의미 모를 선비화라는 이름도 있.. 2021. 7.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