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봉씨가 쉬는날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고 급한거 처리하고 오후 2시쯤 되어서 산에 올랐습니다. 오랜만에 와본 비봉산은 봄이 이미 찾아와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진달래가 피어있고 생강나무도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산이 붉게 보인다면 그건 진달래때문이오 하얗게 보인다면 벚(산벚)나무 때문이오 노랗게 보인다면 그건 생강나무 때문일것입니다. 언뜻 보면 산수유와 비슷한 생강나무. 그러나 자세히 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 알게된 생강나무 그 후 일년 동안 많이 찾아보면서 잎이 어떻게 생겼는지 줄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왜 이름이 생강나무인지 잘 알게 되어 만나면 반가운 나무입니다.
산에 올라가는 내내 뱀딸기의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뱀무꽃 양지꽃 딱지꽃 뱀딸기꽃 거의 비슷비슷하게 생겨 구분하기 힘들지만 제가 뱀딸기라고 확신하는 건 자주 이 산을 오르면서 이 근처에 뱀딸기가 있었다는 생각이 나서입니다. 어릴때부터 흔히 보고 자란 뱀딸기지요. 아무튼 갈색으로 덮힌 낙엽들사이에서 비집고 올라와 자기의 이파리를 펼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뱀딸기의 노란 꽃조차 이쁘게 보이는 봄이 온건 확실합니다.
약수터까지 올라가 잠깐 쉬며 준비해간 초콜렛 하나씩 깨물어먹고, 고구마도 먹고, 매실차도 먹고, 또 커피도 한잔 하고 즐겁게 보내고 내려왔습니다.
옆에 굵은 기둥은 생강나무를 덮친 쓰러진 고목입니다. 지난 겨울에 덮친것 같은데 그 무게로 생강나무가지들이 많이 쳐졌는데도 봄이 오니 여전히 꽃을 피우고 맙니다.
뱀딸기들이 여기 저기 올라와있었습니다. 이 꽃도 다른 꽃들이없으니 그리 예뻐보이는 가 봅니다.
호윤이에게 자신의 어린시절 즐거웠던 추억들을 되새겨주고 싶은 진봉씨는 산에 오르면 여러가지 놀이들을 생각해냅니다. 진달래도 따먹고, 일본목련잎으로 가면놀이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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