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7 고향 벚나무와 느티나무의 추억 입력 2014.12.22 11:43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고향 이야기는 항상 즐거운 이야기만 있지 않다. 부모 형제에 관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두근두근 첫사랑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고향 이야기는 마치 안개 가득한 호숫가를 건너오는 것처럼 촉촉하고 정겨운 기억으로 온다. 남사면 완장리 800년 된 노거수 아래에서 시작된 식물수다는 끝이 없는 기차를 타듯 끊임없이 고향이야기를 쏟아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스위치백이 있던 곳 강원도 삼척의 도계이야기로 넘어갔다. 도계는 일제시대부터 광산촌으로 개발된 곳이다. 그 덕에 산업문명의 혜택을 아주 일찍 보게 된 마을이었다. 요즘에야 흔하게 보이지만 1970년대 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나무에 전깃불을 밝혀놓았다. 봄이면 광산.. 2021. 7. 10. 고구마로 만난 맛난 수다 입력 2014.10.13 10:44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 들) 식물에 관한 편안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자 시작된 식물수다. 그 첫날은 먹을거리와 관련된 식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 요즘 한창 밭에서 쏘옥 얼굴을 내밀며 땅위로 올라온 고구마에 대한 이야기로 맛있는 수다를 이어갔다. 어릴 적 고향에선 고구마를 아주 많이 심었다며 이야기의 물꼬를 턴 분이 있었다. 고구마를 캐기 전 고구마순을 먼저 잘라 먹게 되는데, 너무 많이 먹어 보기 싫을 만큼 질리게 먹고 남아 버리던 그 고구마순이 이젠 당뇨에 좋다고 일부러 찾게 되었단다. 가치가 없다 여겨지던 것들이 이제 가치가 느껴지더라며 시대의 변화를 고구마에서 찾게 되었다나. 또 어떤 분은 새댁이 되어 처음 시골에.. 2021. 7. 10. 우리 주변의 풀과 나무에 대한수다한판을 벌이며 2014년 9월 처음 용인시민신문에서 생태칼럼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번갈아 쓰기로 했다. 글재주가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에 대뜸 하기로 해놓고는 걱정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하다가 힘들거나 나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게 되면 그땐 그만둔다 해야지~~' 마음을 먹고 시작한 게 벌써 7년이 되었다. 그 사이 같이 글을 쓰던 동료들은 바뀌었고, 식물수다에서 나무이야기로, 그리고 지금은 자연산책이란 이름으로 연재코너의 이름도 바뀌었다. 다시 그 처음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초심을 생각해보자. 우리 주변의 풀과 나무에 대한수다한판을 벌이며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우리 주변 풀과 나무에 대한 수다 한판을 벌이려 한다. .. 2021. 7. 10. 결명자 차 한잔을 마시며 글을 쓰면서 여러 가지 차를 마실 수 있지만 오늘은 결명자다. 글을 쓰는 것처럼 집중해야 하는 작업을 할 때 따듯한 차 한 잔은 집중 효과를 배로 만들어준다. 평소 결명자는 여름에 주로 끓여먹었던 차였다. 결명자차를 큰 주전자에 끓여놓으면 다른 차들보다 유독 쉽게 상하지 않는다. 이가 시리는 냉장고의 차가운 물을 딱히 좋아하지 않기에 여름에도 물처럼 마실 차를 끓여놓아도 냉장고에 쉬이 들여놓지 않고 상온에 놓는다. 그러다 보니 어제 끓인 차임에도 상해서 못 마시게 돼 아깝게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유독 결명자는 다른 차에 비해 쉽게 상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여름에 주로 끓여먹곤 했다. 아직 겨울임에도 결명자차가 생각나는 건 머지않아 봄과 함께 찾아올 귀여운 설렘 때문이다. 아는 지인이 남해안 작은 .. 2021. 7. 10. 참나물이 아니라 ‘파드득나물’이랍니다 “음 향이 좋네요. 이 나물 이름이 뭐에요?” “파드득이요” “네? 뭐요?” “파드득이요. 파드득나물입니다” 나물 이름을 알려주면 별 이상한 이름이 다 있다는 듯이 꼭 되물어 오는 나물이 있다. 이름 하여 파드득나물. ‘파드득’ 하면 마치 새가 깜짝 놀라 갑자기 날아오를 때 나는 소리를 연상하게 하지만, 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듯하다. 도대체 왜 파드득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때, 군락을 이뤄 여럿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유난히 싱그럽게 푸르른 모습을 보며 파드득이란 이름이 생기지 않았을까? 혹자는 잎의 식감이 보드득 뽀드득 거려 파드득이란 이름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이름에 얽힌 정확한 사연은 알려져 있지 않다. 파드득 말고 ‘반디나물’이라고도 부.. 2021. 7. 10. 잎이 만들어내는 고마운 기적 ‘광합성’ 어쩌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과학교과서를 보게 되었다. ‘식물의 구조와 기능’이라는 단원이었는데, 하는 일이 이쪽이다 보니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해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중 ‘식물의 잎이 하는 일’이라는 주제로 식물 잎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에 대해 나오는 단원이었다. 필자가 배울 때는 요오드-요오드화 칼륨이라는 이름으로 배웠던 용액이 이제는 아이오딘-아이오딘화 칼륨이라는 용액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 생소했다. 그 아이오딘- 아이오딘화 칼륨이라는 용액을 빛을 받은 나뭇잎에 떨어뜨려 녹말이라는 양분을 만들어냈는지 알아보는 실험으로, 이를 통해 빛을 받은 잎에서 광합성을 해 양분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광합성을 하기 위해선 물과 이산화탄소, 빛이 필요하다는 딱 그 정도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때.. 2021. 7. 10. 6월의 어느 밤, 맹꽁이 이주 대소동 “맹”, “맹”, “맹”, “맹” 마당 연못에 비가 내리자 맹꽁이가 아주 시끄럽게 울어댔다. 분명 작년엔 한 마리였는데, 올해에는 두세 마리는 되어 보였다. 그들이 내는 소리는 낮고 크게 울려 퍼져나갔다. 결국 2층에 살고 있는 아저씨가 마당으로 내려와 맹꽁이와 신경전을 벌였다. 밤에는 잠 좀 자자고 조용히 해달라고 윽박질렀다. 그런다고 말을 들을 맹꽁이가 아니었다. 아저씨가 떠나가자 다시 소리를 모았다. “맹~ 나 여기 있어요”, “맹~ 씩씩하고 건강한 맹꽁이군 이랍니다”, “맹~ 그러니 어서 나에게로 와주오, 맹꽁이양” 짝을 찾기 위한 우렁찬 구애의 울음소리는 밤새도록 계속됐다. 맹꽁이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이다. 양서류는 온도에 아주 민감해서 종류별로 자신에게 맞는 온도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2021. 7.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