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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서 하는 일/나무칼럼-용인시민신문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는 잎갈나무

by 늘품산벗 2021. 7. 23.
  •  입력 2019.01.09 09:38

잎갈나무는 소나무과의 키가 큰 나무로 금강산 이북의 높은 산지와 고원에서 자라는 나무이다. 이를테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지역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는 일부러 심은 광릉수목원에서나 간신히 볼 수 있다 하니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는 게 당연한 일일 게다. 언젠가 직접 만지며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잎갈나무에 대한 그리움을 가져본다.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잎갈나무는 모두 일본에서 들어온 일본잎갈나무이다. 잎갈나무는 추운 것을 좋아해 북쪽지역에 살고, 따듯한 일본지역에서 들어온 일본잎갈나무들이 우리나라 남부와 중부지방에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다.

일본잎갈나무는 1904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와 초기에는 신작로의 가로수로 심었으나, 그 후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 1960∼70년대 나무 심기가 한창일 때 숲에 전국적으로 많이 심게 됐다. 그 결과 용인에서도 일본잎갈나무숲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하듯 일본잎갈나무를 통해 잎갈나무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나무는 이름이 비슷하듯 그 살아가는 모습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한 이후 나오는 잎갈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본잎갈나무를 가리킨다.

잎갈나무는 침엽수이지만 소나무나 잣나무처럼 푸른 상록이 아니다. 사실 이 나무들의 잎들도 갈색으로 물들어 떨어진다. 다만 그 각각의 수명이 2~3년 되다 보니 한 번에 다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온 잎들이 수명을 다해 갈색으로 물들어 떨어질 때쯤, 이미 가지 앞쪽에서는 올해 나온 새 잎이 푸르게 자리를 잡아 우리 눈에는 항상 푸른 잎을 달고 있는 나무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잎갈나무는 이런 침엽수와는 좀 다르게 잎의 수명이 다른 활엽수처럼 1년이 채 안 된다. 즉 봄에 새순이 나와 여름에 자라고 늦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물들고 겨울이 오기 전 마침내 땅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단풍과 낙엽이 생기는 침엽수인 것이다. 그래서 잎갈나무는 다른 이름으로 낙엽송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이름 그대로 낙엽이 생기는 소나무란 뜻이다. 여기서 송은 진짜 소나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소나무처럼’ 이란 의미일 게다. 이외에도 이깔나무로도 부른다.

개인적으로 잎갈나무는 참 예쁜나무라고 생각한다. 봄에 나뭇가지마다 새잎이 돋아날 때면 작은 새순들이 너무나 예쁘다. 마치 초록색 국화꽃마냥 잎들이 모여서 나오는데, 그 모양과 색감이 아주 귀엽고 생기발랄하다. 여름이 되면 진한 초록색이 아주 생생하다. 더구나 침엽수임에도 불구하고 잎이 억세거나 따갑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다. 가을이 되면 가지 곳곳에 열매가 생기는데 이 열매를 보고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마치 장미꽃이 피어난 것처럼 열매가 그렇게 생겼다. 그래서 이 열매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하거나 다른 소품들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한다. 열매를 보면 잎갈나무는 열매껍질의 갯수가 40개를 넘지 않고 일본잎갈나무는 50개 이상이라고 한다. 또한 열매껍질이 뒤로 젖혀진 것이 일본잎갈나무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잎갈나무로 구분하기도 한다.

최근에 일본잎갈나무가 너무나 많이 서식하게 되면서 외래종에 대한 논란이 퍼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자생종나무가 설 땅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것인데, 그 해결방법의 속도와 방법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명한 방법으로 해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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