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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놀며 배우며/곤충이야기

산호랑나비의 우화

by 늘품산벗 2009. 9. 7.

원래 애벌레를 키우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습니다. 자연은 자연속에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지적 호기심이 더 커.. 사실 도감이나 자료들을 찾아보아도 곤충들에 대한 자세한 생활상은 나와있질 않아 너무 답답하더군요.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태강사인데.. 그래서 단 한번은 지켜보아야 한다고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산호랑나비 애벌레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숲에서 가져 온것이지요.

우리집에 온지 삼일되는 날에 번데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않아 무척 불안했습니다. 괜한짓 한거 아닌가?

혹시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노심초사하고 있던 어느날 번데기가 된지 거의 3주 가까이 되던 날 아침에 나비를

보았습니다. 새벽에 우화를 한다고 하던데 게으른 저는 아침에야 겨우 나비를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집은 시골이라 바로 뒤에 산도 있고 해서.. 사진을 다 찍은 후에 작별인사를 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내주었습니다.

 

미나리를 사다가 병에 꽂아놓은채 길렀습니다.

우화 하루 전날 찍어논 사진.. 번데기 속의 산호랑나비 무늬들이 비쳐보입니다.

 

 

 

날개부분이 보이나요? 날개를 배쪽으로 접고 있습니다. 날개의 알록달록 무늬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작은 날개가 껍질을 벗어나오면서 어떻게 그렇게 커질수 있는지 정말 놀랍고 신기합니다... ㅋㅋ.. 수납의 귀재.

배의 땡땡이 무늬도 보이구요...

 

다음날 아침 이미 우화가 끝나 날개를 말리고 있습니다. 

 

 

 

나비가 빠져나온 껍질이 보이나요? 투명하게 되버린 껍질..

그런데 놀라운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빈 번데기의 밑 배부분을 보세요. 밑 네마디 정도의 색이 다르지요?

그곳엔 액체가 들어있었습니다. 얘만 그런가 했다가 다른 도감이나 책들을 보니 다른 산호랑나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양수 같은 거겠죠....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

 

 

첫 날개짓을 위해 한번 벌려보려 합니다.

  활짝 벌어집니다...  너무나 이쁜 날개의 무늬 아래 하나의 태극무늬가 산호랑나비의 징표랍니다.

 

창문너머 세상에대한 두려움으로 잠시 숨고르기를 한 후에 힘차게 날개짓을 하며 날아갔습니다.

 

 

 

 

나비가 날아간 후 빈 껍질만이 남아있습니다. 등 터진거 보이죠? 저 구멍으로 나비가 나왔답니다...

 

 

 

 

나비 번데기껍질에 있던 액체...

 

그 후 한달 정도 흘렀을까? 어느 날 산호랑나비 한마리가 우리집 마당으로 날아들었습니다. 그 나비였을까?

자기가 잠시 머물렀던 곳을 기억하는 걸까? 아무튼 너무 반갑고. 그 아이일까 애틋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마당 여기저기 날아다니다가 내가 있는 방 창문옆에까지 와서 몇바퀴를 돌고는 가버렸답니다. 잘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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