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1 찬란하고 쓸쓸한 나무, ‘버즘나무’ 입력 2017.02.09 09:39 초등학교 시절, 학교와 집까지 어린 아이 걸음으로 족히 한 시간은 되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바쁜 아침엔 버스를 타고 갔고 한가하고 뭔가 재밌는 꺼리를 찾는 오후 시간엔 걸어서 집에 오곤 했다. 학교와 집은 도심 한 가운데 있었기에 집에 가는 길은 심심하지 않았다. 형형색색으로 모양과 크기도 다양한 글자가 써 있는 간판 읽는 재미에 푹 빠져 그 길이 멀어 보이지 않았다. 행여나 간판이 바뀌거나 하면 ‘틀린 그림 찾기’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았다. 간판 읽기가 지루해질 때쯤이면 고개를 돌렸다. 간판은 가는 길 오른쪽에 있고, 왼쪽엔 플라타너스가 있었다. 끝도 없이 죽 이어진 플라타너스나무는 거대한 거인들이 마치 어린아이를 내려다보며 지켜주는 듯.. 2021. 7.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