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1 건망증 요즘 내 최대의 병은 바로 건망증이다. 아침마다 집을 나설 때면 항상 두 세 번 들락날락 하기 일쑤다. 열쇠, 핸드폰, 다이어리, 지갑이 그 단골메뉴다. 아침뿐만 아니라 어느 한 곳에 머물렀다가 자리를 뜰 때 쯤이면 어김 없이 한 두 가지를 흘리고 다닌다. 이미 시계와 썬글래스는 내 손을 떠나 길을 헤맨지 오래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리로 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김밥을 싸놓고는 출발할 때 자동차 문을 연답시고 차 위에 도시락을 올려 놓곤 그냥 출발하여 친구들에게 하루 종일 놀림을 당한 적도 있다. 물론 그 도시락은 우리 동네 골목길에 떨어져 있었다 한다. 나의 불치병을 아는 친구들은 결국 이런 악담까지 하고 말았다. "나중엔 도대체 뭘 잃어버릴까? 너를 흘리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이다." 결국 나의 불치병이 .. 2023. 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