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디1 아버님의 옥수수 아버님의 옥수수 마당 귀퉁이 커다란 솥 구수한 옥수수 쪄지는 냄새 옥수수 좋아하는 며느릴 위해 여름내 따가운 햇살아래 옥수수 농사를 지으신 아버님 농사 하나 갖고는 자식들 학교도 못 보낸다 흙먼지 속에 괭이를 던져두고 서울로 올라오신 아버님 그렇게 진안의 까만 농부가 서울 도시인으로 허옇게 산 27년 두고 온 고향집은 전설처럼 용이 삼키어 용담댐 아래 수장되어 버리고 큰 아들 며느린 두창리 밤디에 터를 틀었다 큰 아들 쫓아 밤디로 내려오신 아버님 흙이 그리워 어떻게 참으셨을까? 다시 잡은 괭이와 호미로 한을 풀 듯 밭에다 초록을 푼다 뜨거운 여름 나무 때는 가마솥 앞에 앉으신 아버님 얼굴의 밭 흙 먼지는 구슬땀에 뭉쳐 떨어지고 게으른 며느리는 옥수수 익기를 기다린다 2021. 1. 15. 이전 1 다음